모바일 크레인 양중계획 - 현장은 2D인데 크레인만 3D일 때

모바일 크레인 양중계획 스케치업 3D 리깅플랜

지난번에 오토캐드 다이나믹 블록으로 크레인을 값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양중계획이란 결국, 목적하는 양중물을 들기 위해 크레인을 어떻게 세팅하고 그 크레인이 어떻게 움직여서 양중물을 안착시킬 것인지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는 일입니다.

그 시뮬레이션을 2D 도면으로만 하다 보면 표현되지 않는 것이 생깁니다. 그래서 스케치업에서 크레인의 동작을 구현해 보았습니다. 이름은 로드프레임(LOADFRAME)입니다.

양중계획에는 두 가지 얼굴이 있습니다

양중계획을 잡을 때 접근하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봅니다. 크레인이 주인공인 현장과, 크레인이 조연인 현장입니다.

구분 크레인이 주인공 크레인이 조연
현장 플랜트·화학단지 신설, 베셀 설치 가동 중인 공장, 이미 지어진 건물, 옥상 설비 교체
장비 크롤러 크레인, 대형 크레인 하이드로 크레인(모바일 크레인)
주변 지장물 치워 달라고 요청할 수 있음 못 치움. 피해서 세팅
계획에 쓰는 시간 충분히 확보됨 짧음
현장 3D 자료 현장 전체가 3D로 있는 경우가 많음 거의 없음

프로젝트에서 가장 무겁고 가장 높은 것을 올리는 작업은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 양중물에 쏠립니다. 이때는 양중계획이 굉장히 빛납니다. 세팅에 방해가 되는 것이 있으면 치워 줄 수 있는 현장 요건도 됩니다.

반대로 이미 다 지어진 현장에서 옥상 실외기나 대기환경설비를 해체하고 다시 설치하는 작업은 다릅니다. 유지보수를 한다고 해서 "여기 세팅할 테니 주변 시설물을 다 치워 주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장에서도 그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작업은 대부분 모바일 크레인이 맡습니다. 빨리 세팅하고, 빨리 철수하고, 주변 시설물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크레인의 양중계획은 일회용입니다

모바일 크레인이 들어가는 작업은 주인공이 크레인이 아닙니다. 약속된 시간에 먼저 와서 세팅하고, 안전하게 양중해서 설치하고, 바로 빠집니다.

그러면 짧은 시간 안에 양중계획을 후다닥 잡아야 하고, 작업이 끝나면 그 계획은 그냥 사라집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작업을 다시 하는 날이 오기는 하지만, 설비가 1년 만에 망가질 일은 없으니 그 간격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계획은 한 번 쓰고 사라지는데, 정확성은 한 번도 놓칠 수 없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그런데 정확하게. 스케치업 루비를 만든 목적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2D 도면으로는 붐터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모바일 크레인으로 양중계획을 잡을 때는 보통 발주처나 시공사에서 건축 도면을 받습니다. 평면도든 측면도든, 대부분 오토캐드로 된 2D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포인트에 10톤짜리 양중물을 높이 60m로 올리고 안으로 몇 미터 들어간다, 크레인이 여기 세팅해서 작업반경 42m가 나오면 이 양중물을 들 수 있다. 이런 것을 그림으로 표현해서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캐드 도면 위에 크레인을 2D로 입혀서 리깅플랜을 짜고 서류를 제출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정측면으로만 표현되다 보니, 붐이 대각으로 향하는 경우를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붐터치는 대개 그 대각 상황에서 생깁니다.

예를 들어 건물에서 크레인 선회 중심을 10m 떨어뜨렸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붐이 정면이 아니라 대각으로 향한 상태에서 붐다운을 하면, 붐이 지나가는 실제 거리는 10m가 아닙니다. 방향이 대각이기 때문에 더 멀어집니다.

이걸 캐드에서 표현하려면, 건물 벽에서 10m 떨어진 그림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10.8m 떨어진 상황으로 다시 그려야 합니다. 조건이 바뀔 때마다 이 환산을 매번 손으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크레인을 3D로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3D 모델을 그냥 가져다 놓기만 하면 덩어리 하나입니다. 그래서 실제 크레인이 움직이는 곳을 그대로 나눠 두고, 값을 넣으면 그 부분만 움직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조작 입력 계획에서 쓰는 곳
선회 각도 작업 방향, 후미 회전 반경
붐 기복 각도 작업반경, 양정
붐 신축 길이 로드차트 조건 맞추기
아웃트리거 장출 지지폭 선택 현장 폭 제약, 양중능력
지브 구성 종류·길이·각도 상부 장애물 넘기기
스케치업 크레인 러핑 지브 각도에 따른 작업반경 변화

러핑 지브 각도를 낮추는 장면입니다. 값을 바꿀 때마다 작업반경이 32.0m에서 33.2m, 74.5m, 75.8m를 거쳐 76.0m까지 따라 올라갑니다. 반경을 눈대중하지 않고 숫자로 확인하면서 자세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크레인이 아니었습니다

3D로 크레인 동작을 구현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크레인은 제가 준비하면 됩니다. 문제는 크레인이 세팅되는 환경에 3D가 준비되어 있느냐입니다. 그리고 현장은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플랜트나 화학단지처럼 건축물보다 설비가 중심인 현장은 배관과 베셀, 그것을 지탱하는 철골구조물까지 현장 전체가 3D로 표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양중물이라면 그 파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바일 크레인 입장에서는 잠깐 들어가서 세팅하고 양중하고 빠지는 작업이 대부분입니다. 그런 작업에 현장 3D 파일 전체를 내주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3D가 없는 곳도 있고, 큰 회사는 건축 시공사에 하도를 주기 때문에 시공사조차 보안상 내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그 건축물을 지을 때 쓰던 2D 도면을 가지고 작업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크레인은 3D인데 현장은 평면도와 동·서·남·북 측면도뿐입니다.

결국 3D도 같은 측면으로 뽑아내야 그 도면에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습니다

현장을 3D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2D에서 시작해서 3D를 거쳐 다시 2D로 돌아옵니다.

1. 발주처나 시공사에서 2D 도면을 받습니다.

2. 평면도에서 크레인 자리를 먼저 잡고, 측면도까지 검토합니다.

3. 자리가 잡히면 붐을 얼마나 펴야 하는지, 작업반경이 얼마인지가 나옵니다.

4. 로드프레임에서 그 수치대로 크레인을 빈 공간에 똑같이 구현합니다.

5. 그 상태를 2D 캐드로 내보냅니다.

6. 내보낸 파일을 받은 도면 위에 배치합니다.

7. 그러면 시공사에서 건네받은 평면도·측면도와 일치하는 크레인 그림이 완성됩니다.

모바일 크레인 리깅플랜 평면도 측면도와 크레인 제원표

완성된 리깅플랜입니다. 평면도에는 반경 76,000과 32,000이 들어가 있고, 측면도에는 러핑 지브가 건물 위를 넘어가는 자세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좌측 하단 표에는 붐 길이 47.3m, 러핑 지브 77m, 리깅 타입 TY3N, 작업반경 76m, 차트 용량 13톤, 카운터웨이트 135톤이 한 세트로 정리됩니다.

현장 3D가 없어도 됩니다. 3D는 크레인 자세를 정확하게 만들기 위한 중간 과정이고, 결과물은 다시 2D로 나옵니다.

수치가 나오면 그 다음은 로드차트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붐 길이, 작업반경, 카운터웨이트 조합, 아웃트리거 장출 폭까지 한 세트로 정리됩니다.

이 수치들이 그대로 로드차트를 찾는 조건이 됩니다. 그래서 조건을 고르면 반경별 정격하중 표가 화면에 뜨도록 붙여 두었습니다. 여기서 확인한 값을 양중계획서에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스케치업 크레인 제원표 로드차트 패널 반경별 인양능력

메인붐 47.3m, 러핑 지브 77.0m, 붐각 83도, 카운터웨이트 135톤 조건의 표입니다. 반경 36m부터 84m까지 인양능력이 쭉 나열되고, 현재 자세인 76.0m 행이 강조됩니다. 이 조건에서의 값은 11.8톤입니다.

붐을 조금 세우면 강조되는 행도 같이 올라갑니다. 표를 따로 찾아 펼치지 않아도 지금 자세의 값이 바로 보입니다.

모델은 형상을 보여 줄 뿐입니다. 들 수 있는지 없는지의 근거는 언제나 제조사 로드차트입니다. 차트를 읽는 방법은 크레인 로드차트 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아직 손으로 하는 부분

마지막에 하나가 남습니다. 캐드 리깅플랜의 측면도에서 붐이 대각으로 뻗어 나가면, 그림상으로는 붐이 건물에 닿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닿지 않는데도 그렇습니다.

이건 표현의 문제라서, 그 지점만 스케치업에서 따로 불러와 양중계획서에 붙여 넣어 설명합니다. 아직 수작업입니다.

이 부분까지 자동으로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정리

3D가 도면을 대체하지는 않습니다. 제출은 결국 2D 도면으로 합니다.

다만 자세를 3D에서 정확하게 만들고 그 결과를 2D로 옮기면, 대각으로 붐이 뻗는 상황도 환산 없이 표현됩니다. 짧은 시간에 계획을 잡아야 하는 모바일 크레인 작업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큽니다.

지금은 500톤급과 150톤급을 먼저 만들어 쓰고 있고, 기종을 하나씩 늘려 가는 중입니다. 스케치업을 이미 쓰고 계신다면 주력 기종 한 대만이라도 움직이게 만들어 두시는 편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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